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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유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기온이 섭씨 48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오는 17일 이탈리아 로마의 기온은 섭씨 42~43도, 시칠리아와 사르데냐는 섭씨 4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지난 주말(15~16일) 로마, 볼로냐, 플로렌스 등 16개 도시에 폭염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유명 유적지와 관광지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유럽우주국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잠재적으로 유럽에서 기록된 가장 뜨거운 온도"라고 경고했다. 현재까지 유럽 최고 기온은 지난 2021년 8월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기록된 섭씨 48.8도다.
이탈리아의 기상학자인 줄리오 베티는 BBC에 "기온은 7월19일에서 23일 사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며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그리스, 튀르키예, 발칸반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로마의 여행가이드 펠리시티 힌튼(59)은 BBC에 "로마는 덥지만 올해는 평소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덥다"며 "저와 다른 여행가이드는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사람들이 여행 중에 기절하고 밖에는 사방에 구급차가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기상학회는 이번 폭염에 '케르베로스'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폭염이 지옥처럼 덥고 끔찍하다는 의미에서다. 케르베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머리 세 개가 달린 지옥 문지기 괴물로, 전문가들은 케르베로스 폭염이 2주간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에서는 폭염 속 관광지를 찾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를 주간에 폐쇄하기로 했다. 관광객들은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아크로폴리스 출입이 금지된다.
이처럼 유럽 곳곳에서 폭염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 팔마 섬에는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아침 이 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최소 4000명이 대피하고, 지금까지 4500헥타르가 탄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전역은 지난해에도 더위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여름 유럽 전역에서 더위 관련 사망자는 6만 명을 넘는 것으로 기록됐다. 사망자 수는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순으로 높았으며, 일주일 새 유럽 전역에서 1만1000명이 숨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폭염 강도가 매년 더 심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베티는 "열파는 매년 그 수와 강도가 증가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기후 변화의 가장 가시적이고, 명백하고 관찰 가능한 징후 중 하나"라고 말했다.